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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싱가포르에서 통신사 이용하기 / 알뜰폰 giga 추천

생존기

바야흐로 우리는 大통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원래는 전화기 없이 살 수 없다고 쓰려고 했는데, 통신이 안 되는 전화기면 있으나 마나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와이파이가 되지 않던 시절, 장시간 비행의 괴로움 — 특히 궁금한 것이 있을 때 — 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싱가포르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공항에서 심 카드를 구매한다. 공항의 환전 회사 부스에서 각각 다른 통신사의 심 카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내가 사용했던 Starhub의 경우에는 사전 예약이 가능했다. 물론 세븐일레븐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14일 동안 숙소 밖을 나갈 수 없다. 

 

 

내가 특히 이 Starhub를 고른 이유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WhatsApp을 데이터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라인도 마음껏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환학생 시절에는 자주 근처 나라로 나갔는데, Singtel과 달리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내게 남은 데이터를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정말 편리했다. 싱가포르 내에서 잘 안 터지는 곳도 없었고, 한국의 카드로도 요금을 충전할 수 있어 요긴하게 썼었다.

 


그렇게 초반에는 선불 요금제를 이용했지만, 선불 요금제 특유의 불안정성이 너무 불편했다. 한국에서는 계속 무제한을 사용하여 데이터 사용량을 매번 체크하지 않았기에, 사용량 자체가 감이 오질 않았다. 별생각 없이 들어간 인스타그램에 데이터 폭탄을 맞아 눈물을 흘리며 데이터를 충전하기도 했고.

 

그래서 Starhub의 후불 요금제로 옮기려 했는데, 난관에 봉착했다. 실물의 비자 카드가 없으면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장 노동청, Ministry of Manpower가 문을 닫아 언제 비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실물 카드 없이 통신사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머지 Singtel과 M1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싸기도 했다. 무제한을 이용하려면 거의 한 달에 백 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하고, 그렇게까지 돈을 내가며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고민을 하던 도중, 내가 한국에서도 알뜰폰을 사용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KT에서 하는 KT M Mobile을 쓰다 왔는데, 싱가포르에도 분명 3대 대기업이 하는 알뜰폰, 즉 MVNO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찾기 시작했고, Starhub에서 하고 있는 giga라는 통신사를 발견했다.

 


giga는 Starhub의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품질에 있어 차이가 전혀 없다. 하지만 가격은 거의 반값에 가깝고, 잦은 프로모션으로 데이터를 거의 퍼준다. 나의 경우에는, 2월에 나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용한 것 같은데, 아직도 41GB의 데이터가 남아있다. 보통 다들 지원하지 않는 데이터 이월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의 요금 플랜은 이렇다. 이벤트를 자주 하니 자주 앱을 확인하면 좋을 것...!

 

그리고 giga만이 가지는 장점은, 비자 없이 여권만으로도 후불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느낀 것이 정말 한국에서 민증 하나로 되는 것과 달리 이곳의 행정 처리는 여권에 비자에 모든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여권만으로 가입이 된다는 것은 정말 혁신에 가까웠다. giga가 외국인 노동자인 나를 이렇게 믿어주는 건가? 싶어서 약간 감동까지 했다.

 

신청 절차는 간단하다. giga 앱 (iOS / Android) 를 설치하거나, 웹 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추천인을 하면 뭘 주는진 모르겠지만, 추천인 코드로는 PGZGnY 부탁드립니다 🙇‍♂️)

 

먼저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한다. 요금제 변경은 언제든지 가능하니, 적게 시작해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이후에는 로밍 등의 부가서비스를 고른다. 나는 한참 동안 외국에 나가지 못할 것 같아 아무것도 고르지 않았다. 그리고는 계정을 만들고, 번호를 고르면 된다. 선불, 즉 Prepaid 사용자는 비자에 번호가 귀속되지 않아, 번호 이동을 할 수 없다. 그나마 초반에 바꿔두면 오히려 편하니, 새 번호로 새 삶을 시작하도록 하자.

 

모든 과정을 끝내면 메일이 오고, 지정한 배송일시에 맞춰 배송이 온다. 역시나 여기는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 시간 정도의 오차는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하게 모든 과정이 끝이 났다. 심 카드가 도착하면 giga 앱의 지시에 따라 설정을 마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서 미리 볼 수도 있다.

 

매월 시작에 맞춰 요금이 결제되고, 데이터와 통화, 문자가 채워진다. 40GB 요금제를 사용하다 보니, 아예 앱 자체를 들여다보질 않는다. 써도 써도 남는다.

 


이 월세도 비싼 싱가포르에 살며, 통신비 정도는 아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언제든 확인하고 답변 남겨드립니다.